'절대 안전 자산' 미국 국채의 위기
오랫동안 미국 국채(U.S. Treasuries)는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서 "무위험 자산(Risk-Free Asset)"으로 여겨져 왔다. 금융기관의 유동성 관리,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보험사의 자산운용 등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자산이 바로 미국 국채였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미국 국채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시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 국채를 보수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를 경제적, 재정적, 시장 구조적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투자 전략에 대해 제시한다.
미국 정부의 급격한 재정적자 확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확대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복지지출, 인프라 투자, 국방비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미국의 연방 부채는 GDP 대비 120%를 초과한 상태다. 2025년 기준, 연방정부의 연간 이자 지출은 1조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 이자 지출이 전체 예산의 15% 이상을 차지하며, 이는 국방비를 상회할 수준
- 단기적으로는 세수 증가로 버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조적인 재정 위기로 전이 가능성
-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의 채무상환 능력보다 의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

국채 금리의 비정상적 상승과 시장 불안정성
최근 몇 년간 미국 국채 금리는 빠르게 상승해왔다. 특히 10년물 국채 금리는 2020년 팬데믹 당시 0.5%대에서 2025년 현재 4.8%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의 신용도뿐 아니라 장기 인플레이션,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는 신호다.
-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국채 보유자에게 큰 손실
- 특히, 미국 국채 ETF(TLT 등) 투자자는 -30% 이상 손실 기록 중
- 미국 재무부의 채권 발행 확대와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서 장단기 금리차 왜곡 심화
글로벌 신뢰도 하락: 달러와 미국 채권의 이중 리스크
- 브릭스(BRICS) 국가들을 중심으로 비달러 결제망 확대 시도 중
- 중국, 러시아, 사우디 등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꾸준히 줄이고 있음
-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약화될 경우, 국채 수요에도 부정적 영향
2024년 기준,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1조 달러 아래로 축소했고, 일본 역시 보유량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미국의 국채 수급 구조에 균열을 의미하며, 수요가 약화되면 금리는 추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 강등 사례
2023년,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Fitch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그 이유는 반복적인 부채 한도 협상 갈등과 재정 운용의 불확실성이었다. 이는 단순한 등급 변경을 넘어 미국 국채에 대한 시장의 신뢰 저하로 해석된다.
- 2011년 S&P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두 번째 사례
- 신용등급 하락은 해외 자금의 유입 위축을 초래할 수 있음
채권 투자자에게 드리우는 구조적 리스크
- 국채 보유기관(은행, 보험사, 연기금 등)의 자산 건전성 저하 우려
- 금리 상승 시 발생하는 대규모 평가손은 금융 시스템 안정성에 부담
-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면 전 세계 포트폴리오에 구조적 재조정 발생 가능
최근 미국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 이슈는 국채 가격 하락에서 비롯된 평가손이 원인이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서 보듯, 국채조차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연준의 정책과 국채 시장의 괴리
- 연준의 QT(양적긴축) 정책은 국채 수요를 줄이는 방향
- 반면 미국 정부는 국채 발행을 확대 중, 수급 불균형 심화
- 중앙은행과 재무부의 정책 불일치는 시장 왜곡으로 이어짐
2025년 현재,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에서 동결하며 긴축 기조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는 늘어나는 재정지출을 위해 매달 수천억 달러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는 구조는 가격 하락, 금리 급등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향후 국채 투자 전략 제안
- 단기물 중심으로 분산 투자: 장기물보다 2년 이하 단기물 중심 접근
- 채권 ETF 투자 시 만기 구조 확인 필요: 장기 ETF(TLT)보다 단기 ETF(SHV, BIL 등) 고려
- 금리 피크아웃 여부 주시: 금리 정점 신호가 명확해질 때까지 과도한 매수는 금물
-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를 통해 실질 수익 방어
- 국채+현금+금 등 안전 자산 내 분산 전략 필요
결론: 미국 국채, 이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
미국 국채는 더 이상 무조건적인 안전 자산이 아니다.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이 누적되면서, 투자자들은 보다 보수적이고 유연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 달러의 위상, 글로벌 수요구조 변화, 연준의 정책 방향 등이 모두 맞물린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채를 매수하기 전, 단지 "미국이라서"라는 이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다 냉정하고 분석적인 시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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